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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는 영어말고 이해하는 영어

애플 아이패드? 나는 구식 다이어리로 살련다

** 본 글은 <백신영어 카페>에 제가 올해 초 올렸던 글입니다.

stick에 대해서 정리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바 오늘은 'stick'이라는 단어를 공부해봅니다. 이 카테고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영어 단어나 숙어를 외우기 쉽게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에 곁들여서 소개하는 곳입니다. 알아야할 단어가 수천, 수만개가 넘는데 이렇게 하나씩 공부해서 언제 다 익히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줄로 압니다만 실제로 미드나 영화에서 보는 단어도 여러분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단어보다는 많이 들어 보았는데도 뜻을 몰라서 해석을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단어를 단어장에서만 외우면 뜻을 알더라도 써먹을 수 없는 죽은 단어가 되지만 이렇게 활용을 알면 생생하게 써먹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코너는 그냥 부담없이 재미로 읽어주시더라도 기억에 오래 가는 코너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회원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블로그는 제가 주인이었지만 카페는 여러분이 주인입니다. 자신의 경험에 관련된 영어단어를 소개해주세요. 읽는 분들에게 생생한 경험과 함께 영어공부가 될 것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최근에 애플 아이패드가 난리더군요. 저도 동영상도 찾아보고 했는데 역시 아이폰을 뻥튀기한 것 같긴 하지만 여러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서 갖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도 애플답지 않게 겨우(?) 499불인가에 시작하니까 1000불 정도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이 경악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옛날 식으로 사는 것이 더 좋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위에 기사를 보면 Apple's iPad? I'll stick to my old-fashioned diary. 라는 제목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구식 다이어리에 stick to 하련다.'이런 제목이네요. stick이 무슨 뜻일까요? 일단 가장 흔하게 아는 뜻이 막대기라는 뜻일겁니다.아래보시면 'measuring stick(길이를 재는 자, ruler)을 인터넷에서 팔고 있습니다. 길이를 재는 막대기란 뜻이겠죠. 그나저나 가격 보이시죠? 도대체 무슨 자가 이렇게 비싼지..(한화로 30만원대?)


 

그런데 stick이 왜 위에 다이어리 이야기하면서 쓰였냐는 것입니다. 


일단 막대기는 찌르는 용도니까 그런지 '찌르다'라는 뜻(어원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기를 뭔가에(우산을 우산꽂이에, 연필을 연필통에, 텐트의 기둥을 땅에, 나뭇가지를 눈사람에) 딱 찔러 넣으면 그 막대기는 딱 고정된채로 있게 됩니다. 그래서 고착하다, 꼼짝 못하게 되다 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 군데 고착되어 있게 되면 마치 달라붙은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래서 접착하다. 달라붙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위에 기사에서는 그래서 '나는 구식의 다이어리에 달라붙어 있겠다.(계속 사용하겠다.)' 라는 의미로 쓰인 것입니다.


저희 아들이(만 나이로 3살때) 어느 날 어린이집에 갔다 오더니 그럽니다. 


"아빠, 조엘(같은 반 친구) 내 발이 찐덕찐덕하대."


그래서 제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말이냐고 다시 물었지요.


"조엘이 내 발이 sticky하다고 했다니깐."


이러는 겁니다. 미국 어린이집에서 하루 종일 신발을 신고 있었으니 발에 땀이 조금 나긴 했겠지만 끈적끈적하지는 않은 귀엽고 보송한 발인데 왜 친구가 끈적인다고 그랬을까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양말을 신고 있는 발인데...)


알고보니 친구들이 장난치느라고 서로 발에서 냄새난다고 한 모양이었습니다. 냄새난다는 말이 'stinky'인데 이 말을 모르는 제 아들은 'sticky'라고 알아들은 것이지요. ('stink'은 명사로 냄새 혹은 동사로 냄새나다 라는 단어입니다.)


나중에 친구들이 장난친거라고. sticky가 아니고 stinky라고 한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만 어른이나 아이나 자신이 모르는 말을 들으면 자신이 아는 말로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현상은 다 같은 것 같습니다.(제 책에 관련 내용이 있었지요. 몬테소리라고.. ^^;)


하여간 stick은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렸을 때 만화 캐릭터 스티커를 보물처럼 간직하신 경험이 있으신지요. 미국에서도 스티커가 아이들이 애지중지하는 보물입니다. 특히 병원에서 예방접종이라도 맡게되면 간호사 분들이 손 등이나 팔에 만화영화 캐릭터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잘했다는 의미로 상을 주는 것입니다.


저도 아이가 처음에 어린이집에 가서 어느 날 선생님에게 칭찬받았다면서 손등의 스폰지밥 스티커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것을 보고 참 별것도 아닌데 애들은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는 구나 하고 속으로 웃었습니다.




그래서 I'll stick to my old-fashioned diary.라는 말이 나는 옛날식으로 다이어리를 고수하면서 살겠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stick to'라는 숙어는 같은 뜻으로 'stick with'라는 숙어와 함께 정말 많이 쓰입니다. 신문기사의 표제로 stick이 등장한다면 십중팔구 어떤 이유로 해서 진짜 막대기가 어쨌네 하는 것이 아니라면 stick to 혹은 stick with로 '~를 고수하겠다.'하는 의미가 됩니다.


그 외에 stick이 쓰인다면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Pelicans suffer as they stick around coast.라고 했는데 본문에서 좀 보여지고 있듯이 미국 서해안의 펠리컨들이 겨울에 남쪽으로 날아가지 않고 서해안에 남아있음으로해서 추위와 먹이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stick around는 그래서 그 주위에 계속 남아있다 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상은 뉴스에서 주로 보는 stick의 용법이었고 실생활에서 꽤 많이 쓰는 stick의 활용이 있는데 stick out이라는 숙어입니다. 아마 <뉴욕의사의 백신영어>에 한 번쯤 언급한 내용인듯합니다만 제가 환자들에게 편도선이 부었나 검사할 때 '혀를 내밀어 보세요.'해야 하는데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서 고생하다가 'can you stick out your tongue?'이라는 말을 동료들이 쓰는 것을 보고 이런 쉬운 말이 있었네 하면서 배우게 되었었습니다.


stick in이라면 뭔가 쑤셔서 집어 넣다가 되겠고 stick out은 뭘 쭉 내밀다 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영어 이디엄에서 'stick your neck out'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말로 '목숨을 걸었구나'(큰 위험을 감수하다)하는 의미입니다. 칼을 들고 망나니가 덩실덩실 춤을 추느데 죽을려고 목을 쭉 내어 주니 목숨 건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또 생각나는 것이 'sticky fingers'라는 표현인데 이런 상황입니다. 어떤 소년이 가게에 들어가서 사탕 진열대를 쓱 지나갑니다. 주인이 보고 하도 수상해서 너 뭐하는 놈이냐고 붙잡아서 손을 열어 보니까 그새 사탕을 훔쳤습니다. 그래서 나쁜 녀석일세 하면서 일장 훈계를 하는데 소년이 말합니다.


'그냥 손만 댓는데 손이 끈적여서 사탕이 달라붙은 거걸랑요. 저는 훔칠 생각이 없었다구요.'하는 겁니다.


이렇게 뭔가 도벽이 있는 사람을 sticky fingers를 가졌다고 합니다. 'I saw you stole my candy, boy! don't you dare say that you have sticky fingers!!'하면서 훈계를 했겠죠.


정리를 하면 stick은 막대기, 찌르다, 달라붙다, 고수하다 라는 뜻이 있고 stick out은 내밀다, stick to나 stick with는 집착하다, 고집하다 라는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리가 되셨을까요? ^^;;



다음 곡은 'stick with me baby'라는 노래입니다. '나와 있어주, 베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