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욕, 그리고 미국 생활 이야기

뉴욕에서 직장 생활하기 - 1탄

지난 번 글에서 제 블로그에서는 처음으로 책 한 권을 소개했었습니다. 관심을 가진 독자가 많지 않을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책을 소개한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을 알게 됨으로써 분명히 인생의 설계에서 도움을 얻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책을 소개하고 보니 미국의 직장 생활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파보고 싶어졌습니다.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미국으로의 진출에 관심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미국의 직장 생활은 어떨까 궁금하신 분이 있을 것 같기도 했고 저 자신도 비록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병원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본적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직장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
한 권으로 끝내는 뉴욕취업>의 저자이신 이정희님께 이메일로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감사하게도 이정희님께서 수락해주신 것은 물론 친절하고 성의 있는 답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 블로그를 새로 시작하시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제 이전 글에서 책을 저술하시게 된 동기에 대해 제 나름대로 짐작을 하기도 했었고 블로그에 보니 글을 시작하신 동기가 잘 써 있습니다만 블로그 <도전 글로벌 기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서 간단하게 정리를 다시 해주실 수 있는지요?

제 블로그에 보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나와 있습니다만 다른 식으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사실 하나나 마찬가지입니다만 크게 나누자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가 월 가나 포춘 100대 회사를 (그 중에도 중역들이나 이사급을) 상대하면서 느낀 점은 이런 Corporate World 에 한국인 아니면 한국 계통의 리더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 같은 경우에는 다수가 한국인 이지만 미국, 영국, 남미 등등에 포진해 있는 세계를 움직이는 대 기업에는 (한국 기업 외에) 한국인 이 리딩하는 위치에 없다는 것 이었습니다.

축구에서는 박지성, 이청용 등이 야구에서는 박찬호(예전 같지는 않지만요^^) 피겨에서는 김연아가 있습니다. 아! 그리고 UN 에는 반기문 총재가 계신데요. 막상 유학생과 교포들이 가장 많이 도전하는 Corporate World 에는 한국계 리더가 없다는 게 가장 이해하기가 어려운 문제 이었습니다. 연속극을 보거나 한국에 있는 지도계층에 계신 사람들을 만나보거나 자녀를 둔 교포 분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거의 “내가 아는 누구누구/우리 자식은 지금 미국에서/캐나다에서 유학을 하고 있어/유학을 했지” 가 가장 많이 들어본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Corporate World 에 가보면 그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한 사람이 극소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막상 취업을 하더라도 제대로 견디지 못하고 한국으로 들어가거나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두 번째는, 위에도 간접적으로 설명 했지만, Corporate World 에 들어오는 한국계 신입들을 봐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숫자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취업을 했을 때 보다는 더 많아야 하는 게 저의 예상이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이었습니다.

종합해 보자면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가를 모르는데다가 어떻게 살아남는 방법을 모르는 것입니다. 위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후학들을 돕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을 한 것입니다. 출판도 그런 목적에서 2009년에 한 것입니다. 책 제목만 보면 취업을 위한 책으로 인식을 할 수도 있는데 사실 뒤쪽 1/2 은 국제기업 처세술입니다. 직장인들을 돕기 위한 차원의 글도 많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나 제 책은 대중성이 떨어집니다. 인기를 얻으려면 연예인에 관한 가십을 쓴다던지 아니면 뜬 구름 잡는 “이렇게 해라” 같은 포스팅이나 책을 집필하면 조금 더 인기를 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본인도 발전하면서 국제적인 best practice 를 보며 국제적인 사회와 한국을 위하는 인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지침서가 전무한 실정에서 그에 비슷한 책이나마 만들고자 하는 게 저의 의도입니다. 아시다시피 추상적인 원칙적인 이야기를 나열하면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책은 많이 나와 있으나 필요한 부분에 step by step 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를 도와주는 실용적인 지침서는 얼마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글재주가 좋지 않아서 제가 원하는 뜻을 제대로 전달을 다 못 하는 게 아쉽습니다만 강연이나 동영상 (곧 올릴 예정입니다) 통해서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후학들에게 “꿈”을 꾸게 도와주고 그 “꿈”을 실현 할 수 있게 조금이나 도와주고 싶은 생각입니다.


2. 저서를 통해서 보면 이정희님은 미국에서 태어나서 교육받은 사람이 아닌 한국에서 교육을 받다가 나중에 미국으로 진출한 사례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계기로 미국에 진출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왔습니다. 미국 온지는 약 20년 정도 되었고 저도 다른 분들과 같이 미국에 도착해서는 랭귀지 코스를 했고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다닐 때에 같은 곳에 다녔답니다) 학부를 뉴욕에서 나왔습니다. 강연을 다니다 느낀 점은 제가 지금 대기업이 있다고 해서 저를 어떤 부르주아(bourgeois) 계층일 것이라는 착각을 하기도 하는데요. 저도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노동판, 도매상, 공장 (뉴욕에서는 브로드웨이라고 한답니다)을 전전하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도미한 계기는 미국에서 공부해 보고 싶어서 고등학교 졸업 후에 유학을 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을 한번 가보고 싶었던 것도 요인 중에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3. 많은 사람들이 맨해튼에서 직장생활을 하시는, 특히 세계적인 회사의 이사라는 고위직에 오르신 이정희님을 부러워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공을 일구신 비결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괜찮으시다면 앞으로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이신지 밝혀주실 수 있는지요?

저는 성공을 했다고 생각 해 본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좋아하는 profession 을 가지며 제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 하면서 사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회사에서 진급을 하기 위해서 노력한 점이라면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고 그 부분에는 전문가가 되려고 나름대로 혼자서 공부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 이러한 준비는 특히 제가 낮은 레벨에 있을 때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corporate world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며 어떻게 처세술을 하는가를 관찰을 하면서 배우려고 노력했고 또 운이 좋게도 이런 측면에 대해서 도움을 준 회사 임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책에도 보면 저을 도와주신 분 몇 분의 예가 나오는 데요 제가 초년병일 때 좋은 습관을 들게 해 주신 분들 때문에 지금까지도 제가 이 분야에서는 전문가라는 평을 듣게 된 것으로 생각하고 지금까지도 이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목표에 관해서는 많이 질문을 받아봤는데 거의 답이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즈 기타 실력 향상, 일어 실력 향상, 좋아하는 영화 보기와 좋아하는 책 읽기 와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커리어 쪽 으로는 계획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왜냐면 장기적인 안목을 보더러도 저는 이 분야에 있는 것이 저 한 테는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이 분야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하는 일의 범위가 급격히 변할 것 같지가 않아서입니다. 이점은 제가 매너리즘에 빠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분야에서 하나의 전문가로써 계속 가려는 의도입니다. 제가 갑자기 지금 증권 트레이딩이나 채권 판매 같은 일을 하지는 않을 것 같고요^^.

하지만 하나 더 붙일게 있다면 세상사는 것이 어떻게 보면 바람 가는 데로 순응하며 사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회생활 오래 해 보신 분들은 동감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은 취업이며 진급도 어떻게 보면 “대천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노력만 해 볼 뿐이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순응하고 가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설명이 필요한데요. 아시다시피 2008년 말부터 시작된 금융 crisis 로 특히 뉴욕 맨해튼에서 일하는 사람의 1/3 정도가 해고를 당했습니다. 이중에는 출중한 인물들도 있고 대표 급에 있던 사람들도 있었으며 그 분야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비전을 가지고 일하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신문을 보면 아직까지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들도 누구보다 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경제 대란이 생기니까 불가항력으로 자기 힘으로 피하지 못한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도 좋은 자리로 이직을 오라는 제안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돈과 명예만 본다면 당연히 가야 될 정도의 좋은 자리들이지만 움직일 때가 되면 움직이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번 글에도 소개 드렸듯이 <한 권으로 끝내는 뉴욕취업>에도 보면 미국 회사에서 생존하고 승진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처세술이란 것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었습니다. 아래 사람으로 있을 때는 책임감이 있으면서도 능동적인 사람이 되라는 것,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것과 중간 관리자를 넘어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창의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여기자는 말이 기본적으로 종업원을 조금이라도 더 부리려는 자본가의 음모라고 생각하고 이를 심정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여기는 사람이 승진을 빨리 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긍하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승진이나 고액 연봉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믿습니다만 이왕 하는 직장생활도 잘 해보고 싶은 사람은 <한 권으로 끝내는 뉴욕취업>에서의 조언을 참고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 이정희님의 영어 실력이 궁금합니다. 언제 영어공부를 하셨고 미국 직장에서 자유롭게 프레젠테이션을 구사하는 지금의 실력을 기르시는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셨는지요?

영어는 지금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신문을 보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적어놓고 뜻을 찾아봅니다. 물론 지금이야 모르는 단어가 아는 단어보다 적지만요 ^^. 여자 패션이나 의학 단어는 사전을 많이 찾아 봐야합니다. 하지만 음식, IT, 경제. 국제, 스포츠 쪽은 사전을 자주 찾을 정도는 아닙니다.^^

제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라고 말해야 하나? 원하는 대화를 effective 하게 할 수 있다고 하는 게 두루 뭉실 표현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현지인 회사 중역들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취조 하는 방법, 매너 있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으니까 영어는 어느 정도 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발음은 좋은 편이나 약간 악센트가 있답니다. 나중에 제가 블로그에 영어 배우기 동영상을 올리면 알아서 평가 해주세요. 참고로 글로벌 기업에서 취업을 할 정도만 하더라도 영어는 잘 해야 합니다.


고수민 선생님께서 “백신영어” 에 기술 하신 것 같이 영어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언어든지 왕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회화가 된다면 (현지인 중학생 수준) 그 위 수준으로 넘어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레벨로 올라가는 연습을 해야 되겠지요. 회사에서 사용하는 고급 communication 이나 프레젠테이션을 자유롭게 구사하는데 는 한 10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영어 실력이 다른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하루 종일 고급영어를 하며 영어로 된 서류를 하루에 한 12시간 이상씩 접할 경우에만 말이지요. 제가 말하는 레벨은 스티브 잡스 보다 약간 못하는 정도입니다. 참고로 고급 프레젠테이션은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도 계속 스피치 전문가가 달라붙어서 코칭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리고 차이가 말씀 드리자면 프레젠테이션 영어와 일상 회사에서 쓰는 영어는 다르지요.
프레젠테이션 영어는 사실 누구나 몇 시간만 준비하면 basic 한 레벨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프레젠테이션은 거의 혼자서 발표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프레젠테이션은 audience의 수준과 반응에 맞춰서 하기만 하면 무난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급 생활영어는 반면에 모든 분야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문화적인 차이를 잘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터하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실력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한국에서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들의 수준은 - 예를 들자면 “미_다” 라는 프로그램에도 나오는 원어민 - corporate world 에서는 수준 이하 라는 평이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발음은 좋지만 영어하는 것을 들어보면 아주 낮은 수준이랍니다.


 

미국에서 영어를 쓰면서 사는 사람은-특히 뉴욕의 글로벌 기업에서 중역으로 있는 사람은- 누구나 영어를 매우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이렇게 아직도 사전을 찾으면서 영어공부를 하신다고 하시는군요. 저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전을 찾아볼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잡지를 보다가 parochial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뭔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 ‘편협한’이라는 뜻의 단어군요. 분명 전에 본 것 같지만 읽을 때 몰랐으니 모르는 것이지요. 하여간 영어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언어생활을 잘 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심지어는 원어민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이 고급영어를 위해서 하루 12시간씩 영어를 접하면서10년은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저도 미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위한 준비로서 5년 정도의 영어공부를 책에서 언급한 바가 있지만 영어가 생각처럼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몇 년에 영어를 끝내려는 안타까운(?)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 이 부분은 주목해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표를 유창하게 하는데 필요한 영어보다 고급 영어를 일상생활에서 구사하기가 어렵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100% 동의합니다. 제 블로그와 책에 소개된 제 영어 면접과 관련된 이야기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 소개드리겠습니다. 영어 공부에 관한 이야기와 뉴욕의직장 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뉴욕의사의 백신영어